Search Results

'10연승' - 1건

  1. 2008/06/29  나의 광양 원정기 (2)

나의 광양 원정기

Posted by minvon on 2008/06/29 10:11
Filed under This is Soccer./Suwon
Tags : , , ,


새벽 3시.
비알레또 돌체 로소 한병과
손수 만들어둔 리코타 치즈 한조각.

그리고 우리 승리.
최고의 밤이다.


매번 광양과의 인연이 닿지않아서 던전에 못가본게 속상했었는데
드디어 다녀왔다.
 
주말 일기예보가 전국 많은 비와 함께 전남 해안 호우주의보라길래,
이거 폭우속에 경기봐야하나 해서 걱정했지만,
막상 오늘 빅버드에 도착하자 부슬비만 조금씩 내렸었고,
이 부슬비는 전남에 내려갈때까지 이어졌다.

한창 광양을 향해 달려가던 중 3시쯤이었나?
갑자기 원정버스들이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갓길에 차를 세웠다.
혹시 경기 취소되는거 아냐? 다들 걱정하던 차에 차에 올라탄 운영국장.
"여러분~ 경기 취소되었어요. 차 돌려서 올라가겟습니다."

시쳇말로 뭥미?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오늘도 광양과는 인연이 없구나 하며
올라가서 뭐하지? 경기 미뤄지면 다음에 언제 하려나...싶어서 다른차에 타고있던 친구에게 "ㅜㅜㅜㅜ흑~~취소라니"라고 문자를 보냈다.

친구에게 바로 전화가 왔다.
"무슨소리야?!! 취소야?!!! 말도안돼~~~~~~~~~~~~!"

"에? 방금 운영국장이 우리차에타서 취소라고 하던데? 너네차에 암말안했어?"

"응~ 진짜야? 취소야? 어떡해!!! ㅜㅜ"

"이상하네; 왜 너네버스에 말안했지? 설마; 낚인건가?"

전화를 끊고나서 이상하다 싶어서 주위에 다시 물어보니
다들 그렇게 들은건 확실한데 이상하게 찜찜한 기분이 스물스물.

잠시후 친구에게서 온문자.

'야~ 전남 홈페이지에 정상진행한다고 했다는데?! 너때문에 큰소리로 "취소오오~~~?! 라고 외쳤다가 우리버스 통째로 낚인거 알아?!!'

우리 혼합차는 운영국장이라는 사람한테 낚였다고!!! ㅠㅠ
이자리를 빌어 친구네 원정버스(몇호인지는 잘..)에 계셨던 분들에게 배꼽사과를...

5시쯤 광양에 도착했다.
옆에서 동생들이 슬금슬금 깨운다.

다 왔어요~

광양을 지나쳐 경기장으로 오는 길을 보고싶었는데
원정버스에서 열심히 널부러져 자고 오는 덕분에 눈을 뜨니 고요한 바다를 끼고있는 제철소가 보였다. 와. 포항이랑은 또 느낌이 다르네...
광양제철소 안쪽으로 버스가 들어가고 몇번의 주차시도 끝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부슬비와 뽀얀 안개에 둘러싸인 던전. 경기 시작 두시간전에 도착해서 고요한 경기장은 드래곤의 위엄을 풍기며 우리를 맞이해주고 있었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눈앞에서 우리를 반기는 철창과 골대.
와- 포항보다 더 가깝잖아. 진짜 경기장 자체가 너무 맘에들어버렸다.
게다가 1000원이라는 합리적인 컵라면 가격까지. (<-중요☆)

대충 자리를 잡고 비바람 몰아치는 6월의 추운날씨를 컵라면으로 녹이고 있는데
오늘 출전선수 명단을 나왔단다. 공격수 4명에 수비 2명?! 다들 오늘 2골 먹히고 4골넣어서 이기려는 전술이라며 농담을 했지만 마음한편으로는 걱정에 걱정. 광양원정이 늘 끈적끈적한 경기가 되버려서 이겨도 기분이 찝찝하다는 언니의 말에 신기록 수립같은것보다 안그래도 부상병동인데 선수들 다칠까봐 걱정이 되었다.

드디어 우리 선수들이 몸을 풀러 나왔다.
한달만에 보는 우리 선수들은 다들 보고싶었다고~ ㅠ_ㅠ
그랑에게 인사하고 화이팅 외치고 몸푸는걸 보면서 드디어 내가 축구장에 왔구나를 실감했다. 22인치 모니터로 보던 유로2008은 내겐 그저 흥미로운 쇼프로였을뿐 축구가 아니었으니깐.

한창 백지훈이 아주 벼른듯이 뻥뻥 내지르는 슛팅에 콩깍지 씌여서 넘어가고 있~는데~ 친구가 갑자기 "야. 이정수 바지 너무 짧지 않아? 왜이렇게 야해보여?"

응? 그런가? 그러네?!

동현이도, 창용이도 기럭지 긴 선수들 모두모두 숏팬츠가 짧긴하지만 그냥 짧다라는 생각만 한다면 이정수는 유난히도 뭔가 야해보인다; 하긴 다리가 워낙 긴 모델비율이라서 다른사람보다 팬츠 길이가 더 올라가는것도 무리가 아니지. 훈훈한 정수 기럭지보면서 감탄하다가 저쪽에서 따로 몸푸는 리저브 선수들이 보였다.
최창용 옆에 우리 관캡이 보였다. 왜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지....ㅠ_ㅠ

시~ 작!
전반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에두와 전남의 백승민이 공중볼 경합을 하던중
백승민이 에두 등을 위에서 앞구르기처럼 한바퀴 돌아서 떨어지려던 찰나 우리 착한 에두가 그걸 잡아줬다. 그대로 떨어졌으면 진짜 위험할뻔 했는데 이런 천사표가 어디있냐, 백승민은 고맙다는 인사는 한거냐 라며 친구와 폭주.
하지만 그 천사표 여린 에두가 후반에 슛터링한 볼이 골대안으로 들어가고 취한 액션은 그야말로 전남애들이 보기엔 대마왕 강림 정도 되었으려나.
그야말로 완소 에두다.

희주가 다쳤다.
경기 시작하지 얼마 되지 않아 누가 쓰러져있길래 제발 희주만 아니길 빌었는데 보이는 등번호는 '29'. 다들 "안돼~"를 연발하면서도 일어서서 깽깽이 발을 뛰는 희주를 보며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잠시후 최창용이 준비중이더라.
아... 안그래도 땜빵용 수비진 인데 주축인 희주마저 부상당하니 눈앞이 아찔해져왔다. 최창용이 지난 포항전에서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긴했으나 원정에, 그것도 수중전인 까다로운 경기가 결코 신인에게 만만할리가 없었다.
그런 최창용을 이끈게 이정수.

대표팀을 다녀와서 컨디션 조절도 못한채 제주도로 날아가서 풀타임출전, 다시 광양으로 가서 수중전. 일주일동안 3경기를 소화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광양전에서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슈퍼맨이었다. 대표팀에 다녀온 후 훌쩍 커버린 그의 모습에 시즌 초반 양상의 출전을 걱정하며 이정수의 카드를 세던 내가 많이 미안해져버렸다. (아니 이정수가 미운게 아니고 다 보고싶은데 자리는 정해져있고 이정수가 카드수집해서 경고누적이나 되어야 우리 양쌍이 나올 수 있을거 같아서...흑.ㅠㅠ)
슈바를 꽁꽁 묶고 문전으로 오는 웬만한 볼들이 이정수에게서 클리어 되는것을 보며 "완전 마토잖아?!" 라며 감탄했는데 올라와서 보니 정말 그런 기사가 떴다.

이정수에게서 마토의 모습을 보다

두 골 모두 후반에 터져서 멀~리서나마 볼의 포물선만 보게 되었는데 집에오자마자 리플레이로 돌려보니 두골 다 엄청 멋지게 들어갔다. 와아-
첫번째 골은 제대로 못봤었고 두번째 골은 열심히 볼을 눈으로 쫓고있었다.
에두가 센터링하고 루이스가 문전을 향해 뛰어드는데 어느새 골망이 흔들리고있었다.

루이스다!

다들 기뻐하는 가운데 난 루이스가 넣었다며 오도방정을 떨었다.
"누구야? 누가 넣었어?"

"루이스잖아!! 루이스가 넣었어. 왠일이야~ 마지막 경기에서 이게 모야~ 대단해!"

꺅 루이스!!!!!!!!!!!

하고있는데 리딩팀에서는 이렇게 외쳤다.
!!! 에두! !!! 에두!

에두의 멋진 슛터링;덕분에 난 그날 경기장에서 집에 도착할때까지 장난섞인 조롱을 달게 받아야만했다. 그나마 다들 집에가서 돌려보고 난뒤에야 "음! 그렇게 볼 수도 있었겠군" 하고 위로했으나 그게 위로가 아니지! 흥!

이날 이운재의 선방은 실로 어마어마어마하게 멋져서 보는 쪽은 놀란가슴 잠재우느랴, 멍하게 열린 입 닫느랴 바빴었다. 첫번째 선방, 어느새 세컨볼을 노려보고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동물적 순발력이 떨어진다고 대체 누가 그런건지. 수차례의 멋진 선방을 보여주고 경기 종료휘슬이 울리자 하늘을 향해 두 주먹 꽉 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우린 언제나 든든함을 느낀다.


이겼다.
리그 10연승. 그것도 리그 중에 10연승.
"아직도 승점 30점을 못넘은 팀은 있나연?' 이 두어경기정도 지속될듯 하다.

2008/06/29 10:11 2008/06/29 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