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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14  [플레이오프] 수원 vs 포항 2006.11.12 - Big Bird (1) 백지훈 (5)

[플레이오프] 수원 vs 포항 2006.11.12 - Big Bird (1) 백지훈

Posted by minvon on 2006/11/14 18:07
Filed under This is Soccer./K-Lea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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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시장 때,
많은 진통을 겪고 수원으로 이적해온 백지훈.

당시 비슷한 시기에 이적해온 이관우와 자주 비교가 되었었죠.  
이관우선수는 대전입장에서도 섭섭하지 않을 정도와(그렇다고 섭섭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그러면서도 수원의 입장을 치켜세워주는 인터뷰 하는것을 보면서 참 (밉지않은)여우같은 놈이라고 애정어린 생각이 들게 해줬었거든요.

그에 비해 백지훈의 기사나 인터뷰는 립서비스등은 (당연히) 전혀 없고
이관우 보다 높은 이적료에 자신은 안가겠다고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에 마음상했었지요.

지금생각하면 프로 7년차와 프로 신출내기(정확히는 4년차지만 1군으로 뛴건 한 2년정도?)당연한 경험차이였지만.
수원 오기싫다는 땡깡(물론 부당한 이적상황에 대한 표출)에 우리입장에서는 마음이 상할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미운털이 '콕' 박힌채로 리그가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 네 깟게 얼마나 하나 보자" 라는 이런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든든한 김주장이 받쳐주는 수원의 미들진에 힘입어 요놈요놈.
물만난 고기더라구요.
북패에서는 약 3년간 3골 기록했었었죠. 히칼도(샒)에 눌려 빛을 못본 케이스였거든요.
그러던 녀석이 수원와서 약 3달간 6골을 기록합니다.
그것도 대부분 결승골을 말이죠.

이뻐하지 않을 수가 없죠.
이젠 백지훈 콜할때도 어색함이 사라지고 마음편하게 우리팀 선수라고 슬슬 인식해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이쁜녀석이 또 골세레머니가 아주 기가 막힙니다.
어느 순간부터 골넣고 나서는 주먹에 입맞춤후 검지를 세워 하늘을 찌르는 ...
티비프로에서 유재석이나 강호동, 혹은 001 CF의 그 세레모니를 하는게 아닙니까.
얼굴도 잘생긴 놈이 간지나는 세레모니를 하는데 이건 뭐 그냥 화보인거죠. (화보인생. 쳇)
특히 이 세레모니 하는 폼이 굉장히 여유로워서 마치 예전 아시안컵 쿠웨이트전 때 안정환이 골넣고 무표정하게 자기자리로 돌아가던 그게 생각나더란 말이지요. 상대방이 보기엔 꽤나 건방져 보이는 세레모니이기도 하답니다.


그렇게 초 간지 모드 화보인생 백지훈이 이번 플레이오프전에서 또 한번 사고를 쳤습니다.
단판승부제에서 그렇게 뽑아내기 힘든 결승골을 이녀석이 20미터 중거리슛으로 꽂아넣고 맙니다.
이동국도 못넣은 그 결승골을 말이죠. 크크크(그러게 올 초에 수원왔으면 좋았잖니?!)

그런데 평소와 다른게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골인 만큼. 정말 정말 좋았던거죠.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가거든요. 리그의 우승컵을 손에 쥘 날이 멀지 않았더라는거죠.
평소의 그 간지 세레모니는 다 던져버리고 그 기분을 온몸으로 표출합니다.
그냥 좋아 미쳐 날뛴다는 표현이 딱 맞을거 같네요.
예전 멋대가리 없는 세레모니로 유명한 김두발선수의 2003년 시즌 마지막 대구경기에서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후반 49분 역전골때 했던 개구리점프 세레모니(라고해야하나-_-)같았습니다.



이 골 이후 당연하지만 백지훈이 더 좋아져버렸습니다.
초 간지 세레모니도 물론 멋졌지만 수원에서 뛰고, 결승골을 넣고, 챔피언을 향해 달려가는 백지훈.
"정말 좋아하는구나" 라는 간단한 의미를 저렇게 가슴벅차게 표현해줘서 고맙고 점점 수원의 선수가 되어가는거 같아서 기쁩니다.
만남이 있다면 언젠가는 또 헤어질 날이 있겠지요. 선수 본인이 더 큰 무대로 나가고 싶어하는걸 알고 있는 만큼 혹여 수원에서 오랜기간을 뛰게되더라도 레전드와 같은 말들로 붙잡고 싶지는 않습니다.
수원에서 모든것을 보여준 뒤 화려하게 더 큰 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웃는 낯으로 우리곁을 떠나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하길 바랍니다.

고작 이적해온지 3개월 된 선수에게 당부하는 말치고는 오바죠?
게다가 3달전만해도 그리 미워하다 골만 넣어주면 헤벌레- 해져서는 이런 호들갑스런 글도 쓰고 있구요.

뭐 어떤가요. 일희일비에 사람은 다 똑같은거지요.
기분 좋은면 땡인것을-

2006/11/14 18:07 2006/11/14 18:07